레이어리는 와인을 마신 날을 사진과 글로 남기는 앱으로 만들기 시작했어요. 사진 속 병을 배경에서 떼어 콜라주에 붙일 수 있으면 좋겠어서, 초기에 자동으로 배경을 지우는 기능부터 시험했습니다. 말로는 ‘병을 오린다’고 간단히 표현할 수 있지만, 사진 한 장에는 병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당시 첫 흐름은 사진을 고르고 와인 이름을 확인한 뒤, 사진과 스티커, 짧은 글을 한 화면에 담아 저장하는 정도까지 이어졌어요. 병 사진을 넣을 때 사각형 사진 그대로 쓸 수도 있지만, 배경을 떼어내면 콜라주 안에서 병 자체가 하나의 그림처럼 보입니다. 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작은 시험이었어요.
처음에는 글자가 적힌 합성 그림으로 확인했어요. 와인 이름을 읽는 일은 됐는데, 배경을 지워 피사체만 남기는 일은 되지 않았습니다. 앱은 실패를 알리고 원본 사진을 쓰도록 했어요. 글자를 읽는 것과 물건의 윤곽을 찾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걸 그 화면에서 바로 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실제 와인병과 잔이 함께 찍힌 사진을 넣어봤어요. 사진 속에는 와인병이 왼쪽에, 와인이 담긴 잔이 오른쪽에 있었어요. 배경을 지운 결과를 열어보니 테이블과 주변은 사라졌는데 병과 잔은 사이좋게 둘 다 남아 있었습니다. 병 하나만 쓰고 싶을 때도 잔이 따라오는 그림이 된 거예요.
사진 처리 기능은 병과 잔을 서로 다른 두 피사체로 알아봤어요. 따로 시험해 보니 병만 고른 그림에서는 바깥선이 비교적 깔끔했습니다. 잔만 고른 그림은 조금 달랐어요. 투명한 잔 받침에 테이블 무늬가 함께 남았거든요. 같은 사진 안에서도 불투명한 병과 투명한 잔의 결과가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당시 앱의 자동 누끼 버튼은 감지된 피사체를 모두 남기도록 연결돼 있었어요. 사진 처리 기능이 둘을 구분할 수 있어도, 화면에서 병만 고르는 길은 아직 없었던 거예요. 병 하나를 콜라주에 붙이고 싶은 사람이라면 잔까지 함께 따라오는 결과를 받게 되는 상태였습니다.
둘 다 남는 그림도 사진으로 보면 어색하지 않아요. 와인 한 병과 한 잔이 나란히 있는 장면이니까요. 다만 콜라주에서는 병과 잔을 각각 놓고 싶을 수도 있고, 병만 스티커처럼 쓰고 싶을 수도 있어요. 자동으로 잘라 준 결과가 그럴듯해 보여도, 어느 것을 남길지는 쓰는 사람이 골라야 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작업 목록에 ‘대상 선택’을 넣었어요. 사진에서 감지한 병이나 잔을 골라 남기는 화면과 처리가 필요했습니다. 원본 사진으로 돌아가는 길도 함께 두기로 했고요. 잔의 투명한 부분처럼 잘라낸 경계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원본이 더 나을 수 있으니까요.
이 시험은 첫 구현을 확인하던 2026년 9월의 기록입니다. 그때 확인한 건 병과 잔을 따로 감지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당시 앱의 자동 결과에는 둘 다 남는다는 것까지였어요. 병만 고르는 화면은 그때의 다음 과제였습니다. 사진 한 장에서 작은 잔 하나가 따라온 덕분에, 그 버튼이 왜 필요한지도 분명해졌어요.


